안녕하세요. 저번 레터는 급작스럽게 쉬게 되었습니다. 연이은 밤샘근무를 하느라 레터 쓰는 걸 놓치고 말았어요. 많은 광고인들이 레터를 쓰고 있는 것으로 아는데, 그 분들은 어떻게 레터를 꾸준히 이어가고 있는 걸까요? 여전히 세상엔 존경할만한 사람들이 참 많다는 걸 또 한번 느끼면서 이번 레터를 시작하고자 합니다.
6월은 환경의 달입니다. 해가 갈수록 환경 이슈에 사람들이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 같아요. 이슈가 되는 단어도 종류가 다양해지고 있구요. 지구온난화부터 시작해서 지속가능성, 최근에는 역시 기후위기가 가장 많이 들리는 단어인듯 한데요. 당연히 100번 말해도 중요한 주제이지만, 슬프게도 사람들은 100번 말하면 잘 듣지 않는 것 같아요. 그래서 광고인들은 환경 문제에 대해 늘 새로운 화법과 새로운 방식을 시도하며, 사람들에게 새로운 충격을 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번 레터는 환경을 주제로한 광고를 다양하게 모아봤어요.
Fridays For Future - Our House is on Fire
기후위기의 위험성을 쉽고 간결하며 충격적으로 잘 표현한 광고 같습니다. 이 크리에이티브는 그레타 툰베리로 유명한 환경단체 “미래를 위한 금요일”의 광고인데요. 이 캠페인은 “미래를 위한 금요일”의 창립자가 다보스 세계경제포럼 연설에서 “우리는 사람들이 자신들의 집에 불이 난 것처럼 행동했으면 합니다.” 라는 말에서 시작했다고 합니다. 그레타 툰베리도 비슷하게 말했다고 해요. “우리집은 여전히 불타고 있는 데 사람들은 무대책으로 불길에 기름을 붓고 있다” 간단하면서도 소름끼치는 광고입니다.
Lavazza -Earth Day ¡Marte! For Another Planet
이탈리아 커피회사 Lavazza가 지구의 날을 기념해 새로운 커피를 출시했습니다. 바로 화성에서 재배한 커피인데요. 사실 이 커피는 출시되지 않았습니다. 영상에서도 보다시피 광고의 흐름이 급격하게 꺾이죠? 이 제품을 통해서 라바짜는 우리가 다른 행성에 커피를 재배해야 할 때가 찾아오지 않도록 지속 가능한 커피 농장을 운영하고, 또 판매한다는 이야기를 담고 있어요. 다른 것보다 마지막 카피가 인상이 깊네요 “커피가 자라는 유일한 행성, 지구. 우리가 그 행성을 지킵니다.”
Diesel - Global Warming Ready
마지막으로는 조금 오래된 광고를 소개하려 합니다. 디젤의 광고인데요. 지구온난화가 지속되어 북반구의 기후가 바뀐다면 어떤 모습이 될지 상상하는 내용이 이 캠페인의 주된 내용이에요. 파리 에펠탑 앞은 열대우림으로 변하고, 만리장성은 모래로 뒤덮여버리고, 리우 데 자네이루의 예수상 앞은 크루즈를 통해 드나들 수 있게 된거죠. 최근에 일 때문에 <6도의 멸종>을 여러번 보게 되었는데, 이 책의 내용을 광고화 한 것 같아서 들고 와봤습니다. 이 책은 1도 올라갈때마다 지구의 지역별로 어떤 일이 일어나는가를 예측해서 적어놓은 내용의 책입니다.
요즘 보는 드라마 - 박하경 여행기
저는 드라마를 힘들어합니다. 보통의 드라마는 시청률때문에 “쪼는 맛”을 강렬하게 구현해놓잖아요. 특히 요즘은 소재도 다양해져서 갈등과 경쟁이 드라마속에서 팽팽하게 펼쳐지고, 때론 불륜이나 살인같이 심각한 내용들도 많죠. 다른 사람들은 너무 재밌어하는 이 장치와 연출들을 저는 너무 현실감이 강하고 절절하게 느껴져서 그런 드라마를 보면 너무나 많은 스트레스를 받더라고요. 그러나 이 드라마는 달랐어요. 일단 옴니버스 구성이라는 점이 맘에 들구요, 회차마다 선우정아,한예리, 구교환 등 매력적인 조연들도 많이 나온 다는 것도 좋아요. 드라마는 하나의 컨셉으로 각각의 편을 구성합니다. 일의 스트레스를 주말의 당일치기 여행으로 해소하는 주인공 박하경의 여행기입니다. 고요하지만 지나가는 사물이나 자연의 풍광을 놓치지 않고 두 어 컷씩 중간에 썰어넣어 주는 것도 드라마의 숨통을 넣어주면서도 내용을 풍요롭게 느끼게 하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