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렌타인의 초입, 미리 보는 초콜릿 광고 오버맨 뉴스레터 No. 3
- 발렌타인의 초입에서 보는 달콤한 디저트 광고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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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의 새해 결심, 잘 지켜지고 있나요? 저의 새해 결심은 두 가지였습니다. 첫 번째는 읽고계시는 이 뉴스레터이고요, 두 번째는 다이어트였어요. 운동은 시간을 틈틈히 내며 하고 있지만, 과자와 초콜릿을 참는게 너무 괴로워요. 특히 회의가 길어지거나 아이디어를 내야할때면 유령처럼 탕비실을 배회하며 몇번씩 과자를 들었다가 놓곤 한답니다. 누가 먹을테냐고 물어보면 무안해서 패키지 디자인 구경했다는 되도 않는 말을 하곤합니다…. 발렌타인이 다가와서 그런지 인스타그램에도, 마트와 편의점에도 새로운 초콜릿들이 속속들이 모습을 보이고 있어 괴롭네요. 제 머릿속에서 과자에 대한 생각을 지울 수 없는 나머지, 이번 주제는 과자와 초콜릿, 달콤한 음식들에 관한 광고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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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GNUM 매그넘 - The Kiss of Dante & Beatrice 단테와 베아트리체의 키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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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테의 소설 <신곡> 의 등장인물, 베아트리체를 기억하시나요? 전 베아트리체가 실제 인물이라는 사실을 알고 깜짝 놀랐어요. 단테가 베아트리체를 마주친 것은 평생 단 두 번 뿐이었지만, 베아트리체는 단테의 영원한 뮤즈가 되어 그의 작품과 인생에 큰 영향을 끼쳤습니다.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Magnum매그넘은 단테의 이 애타는 짝사랑을 상상 속에서나마 이루어주기로 결심합니다. 작가 로베르토 페리와 함께요. 로베르토 페리는 카라바조에게 큰 영향을 받은 현대미술 작가인데요, 매그넘의 의뢰로 로베르토 페리는 단테와 베아트리체가 키스하는 순간의 그림을 그려냅니다. 이 그림은 실제로도 피렌체에 전시되었다고 해요. 캠페인에 대한 안내 없이 그림만 봤었다면, 저는 난생 처음 본 명화가 있었다고 생각할 것만 같아요. 그림도 그림이지만, 캠페인 홈페이지도 너무 아름답고, 캠페인 영상도 너무 아름다워요. 바로크풍 명화를 영상으로 구현해낸 듯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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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콜릿은 가벼운 선물로 주기 쉬운 물건이잖아요. 그래서 그런지 초콜릿에 관한 가장 흔한 마케팅 기법은 패키지를 선물용으로 꾸미고, 위로나 격려, 응원같은 감성적인 메시지를 적는 일인데요. M&M는 다년간 사람들의 충동 구매로 매출을 이어가고 있었는데, (마트에서 계산을 기다리다가 매대 앞 초콜릿 많이 사보셨죠?) 매출이 감소하는 위기에 처했습니다. 엠앤엠이 이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선택한 방법은 앞서 말씀드린 초콜릿에 메시지를 적는 방법이었는데요. 여기에 디테일 두가지를 추가했습니다. 첫 번째는 메시지를 더 날카롭게 적는 것! 널 좋아해! 가 아닌
I’d follow you anywhere in a non-creepy way와 같은 카피를 적어 두는 것이었고, 두 번째는
바로 오스카 시상식이었어요. 초콜릿 패키지 위에 마치 오스카 참여자들에게 말을 거는 듯한 내용의 제품을 만들고, 해당 이미지를 브랜드 트위터 계정을 활용해 오스카 시상식 상황에 따라 실시간으로 적절한 패키지 이미지를 업데이트 했습니다. 굳이 오스카가 아니라도 학교나 직장 등의 행사용으로 구입해서 쓸만 할것 같죠? 패키지 디자인도 위트있고 귀여워요. 매출이 1.5% 증가했고, 2021년 에피 파이널리스트를 수상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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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llowpage 옐로우 페이지 - Yellow chocolate 옐로우 초콜릿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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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소개해드릴 캠페인은 <노란 초콜릿> 입니다. 무슨 브랜드의 캠페인 같으세요? 노란 초콜릿이라니, 영한 느낌의 초콜릿 브랜드 광고같지 않나요? 사실은 Yellow page옐로우 페이지, 뉴질랜드의 전화번호부에요! (느껴지듯 약 10년전 광고입니다^^;) 옐로우 페이지는 뉴질랜드의 한 평범한 청년에게 “노란 초콜릿 만들기” 라는 과제를 줍니다. 이 과제를 위해서 사용할 수 있는 단 한 가지는 바로 옐로우 페이지! 오직 옐로우 페이지에 있는 사람들, 소상공인들에게만 연락 해 노란 초콜릿을 현실로 만들어낼 수 있는 방법을 구상해야 하는 과제였죠. 말로는 간단하지만 이 과정은 순탄치 않았어요. 주인공은 수십번 거절도 당하고, 실패도 하죠. 옐로우 페이지는 주인공이 초콜릿을 만드느라 겪은 모든 우여곡절을 컨텐츠화하여 공유하고, 마침내 노란 초콜릿을 만들어 뉴질랜드 내 식료품 마트에 판매까지 하는데요! 맛이 궁금한 사람들이 몰려와 초콜릿 판매도 성공적이었다고 합니다. 맛은 별로인 것 같아요. 사람들이 뱉는 그림이 많이 보이네요. 하지만 화제성 하나는 굉장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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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마케팅 하는 사람중에 라라랜드를 싫어하는 사람을 찾을 수 있을까요? 영화의 톤, 감성적인 대사, 밝지만 감각적인 연출 때문에 카피는 카피라서, 아트는 아트라서, 감독님들은 감독님이라서 찾아본 영화일 것 같은데요. 제가 보고 온 영화 바빌론은 바로 라라랜드를 만들었던 데미언 셔젤 감독의 새로운 작품입니다. 바빌론은 1920년대, 아직 무성영화가 대세였던 할리우드를 배경으로 영화에 대한 열정을 가진 여러 인물들의 이야기를 다룹니다. 영화도 트렌드를 영상으로 구체화하는 일이라서 그런가, 저는 영화 내내 광고 일하는 마음가짐에 대해서 많이 생각했어요. 내가 원래 하고 싶은 광고는 따로 있었는데, 라는 절망이 들었던 순간이나, 때론 뒤쳐진 느낌이 들어 안달나는 순간들이 자꾸 떠올랐어요. 나는 왜 광고(영화)를 하는 거지? 라는 질문을 스스로 계속 하게 되어 개인적으로는 좋은 영화라는 생각이 드네요.
영화 내에서 구현되는 촬영장 에피소드도 흥미롭습니다. 특히 동시 녹음 촬영 초창기에 벌어지는 에피소드들이 엄청 재미있어요. 셔젤은 사실 라라랜드보다 바빌론을 가장 먼저 구상했다고 해요. 전 왠지 바빌론이 라라랜드의 초기 버전같다는 느낌도 받았습니다. 라라랜드보다는 어둡고 쓸쓸한 느낌이에요. 하지만 감독 특유의 긴박감 넘치는 연출, 화려한 비주얼은 여전히 생생히 살아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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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뉴스레터는 여기까지!
다음에 다시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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