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가 챗GPT에 대규모 투자를 예고했죠? 이에 지난 2월 중순, 마이크로소프트 CEO 사티아 나델라는 마이크로소프트 본사에서 열린 특별행사에서 Bing의 새로운 비전을 발표했습니다. Bing은 구글에 밀려버린 마이크로소프트의 검색 엔진인데요. 사티아 나델라는 구글을 의식한 듯한 “The race starts today”라는 문장으로 연설을 시작했습니다. 내용은 챗GPT와 Bing을 결합해 새로운 검색 엔진을 개발할 거라는 내용이었습니다. 재밌던 것은 이 검색 엔진의 목표였어요. 사티아 나델라는 검색 엔진의 목표를 A Creative spark. 창의적인 스파크라고 정의했습니다. 기존의 단순 URL 나열 검색 결과를 넘어 사용자에게 영감까지 줄 수 있는 검색 엔진이 되고 싶대요. 사람들은 구글은 어떡하냐고 걱정하지만… 저는 광고인의 경쟁상대가 하나 더 늘어나고 말았다고 생각했어요!
연설엔 앞으로 마이크로오피스에 AI를 결합할 것이라는 내용도 있었습니다. 현대인이 매일 쓰는 검색 엔진에도, 모든 직장인들의 기본 툴인 마이크로오피스에도 AI가 결합하게 된다면 광고 제작 과정에서도 AI를 쉽게 볼 수있는 세상이 더 가까워질 지도 모르겠네요. 그렇게 되면 광고의 미래는 어떻게 변할까요? 그래서 오늘은 AI를 사용한 각종 광고 케이스를 모아봤어요.
Mint mobile 민트 모바일 - ChatGPT Writes a Mint Mobile Ad 챗GPT에게 민트모바일 광고를 만들게 하다
챗GPT가 쓴 카피를 보면서 이거 온에어 시켜도 상관없겠는데? 라고 생각하신 적 있나요? 바로 그 일이 실제로 일어났습니다. 바로 민트 모바일의 광고인데요. 광고는 민트 모바일의 라이언 레이놀즈가 챗GPT에게 자신의 가이드에 맞춰 민트 모바일 광고 카피를 쓰게 시키고, 이걸 읽게 만드는 내용으로 끝납니다. 민트 모바일은 저가 통신사라는 자신들의 정체성에 맞게, 각종 황당한 방법으로 제작비를 쓰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죠? 역시 제작 비용이 적을수록 오히려 더 크리에이티브는 더더욱 용감해야한다는 생각이 드네요!
무료 AI 툴에 타이핑으로 그림을 그려보신 적이 있나요? 이걸 그림을 그린다고 해도 될까요? 하여튼 저도 그림을 잘 못그리는지라 신기한 마음에 AI 툴을 한참을 갖고 놀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르노 자동차도 소비자들이 쉽게 갖고 놀 수 있는 AI 툴을 개발했다고 하네요. 트윙고(우리나라에는 수입되고 있지 않은 경차래요!) 30주년을 맞아 사용자가 키워드를 이것 저것 입력하면 그에 맞추어 트윙고 디자인을 만들어 주는 AI 캠페인을 시작했습니다. AI를 활용해 그림을 그린 후 해시태그 #ReinventTwing와 함께 자신의 SNS에 업로드 시키면 캠페인 참여 완료입니다. 인스타그램에 해당 해시태그를 한 번 검색해보세요. 드로잉이나 퀄리티가 상향평준화 되니까 그림의 퀄리티보다는 창의적으로 발상한 디자인들에 눈길이 많이 가더라고요! AI 제작툴이 흔해진 앞으로의 크리에이티브 시장을 미리 맛본 것 같은 느낌이에요.
런던 광고대행사 10Days의 실험
마지막으로 소개해드릴 것은 광고 캠페인은 아니에요. 대신 한 광고대행사의 실험을 알려드릴게요. 광고대행사 10Days는 이런 의문에 빠졌다고 합니다. “AI가 상용화가 되면 광고대행사는 어쩌지?” 이런 미래를 미리 체험해보기 위해 10Days는 AI 툴을 활용해 여러 유명 광고들을 직접 만들어봅니다. 그 결과는? 사람들은 모두 절망했다고 하네요. 평균 제작 기간 3개월 걸리던 광고 캠페인이 단 10일이면 모두 완성이 되었대요. 게다가 SF풍, 복고풍 등 다양한 톤앤매너로도 쉽고 빠르게 제작할 수 있었어요. 심지어 참가한 사람들은 AI의 광고를 더 창의적으로 느꼈다고 합니다. 이런 절망에도 불구하고 10Days의 사람들은 AI가 광고회사의 훌륭한 툴이 될거라는 결론을 내렸대요. 왜냐하면 광고업의 본질은 제작이라기보다는 결국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고, 이것은 곧 질문하는 능력이잖아요. AI가 제작 파워는 강력하지만 스스로 질문을 세팅하는 능력은 없으니까, 광고인이 질문하는 능력만 갖춘다면 AI를 훌륭한 도구로 쓸수 있다고 생각했대요. 미래의 제작팀엔 카피 아트가 사라지고 전부 AI를 다루는 CD만 있는 건 아닐까요? (실험 원문 : https://wired.me/business/10-iconic-ads-reimagined-by-ai/)
요즘 읽는 책 - 우리는 여전히 삶을 사랑하는가
레터를 준비하는 동안 읽게 된 책인데요. 책의 저자는 <소유냐 존재냐>의 저자로도 유명한 철학자 에리히 프롬입니다. 이 책은 에리히 프롬의 미발표 원고집을 짧게 모아둔 책입니다. AI의 물결에도 인간답게 창의적으로 살 방법은 무엇일까, 라는 고민에 저자가 답을 주는 듯해 레터를 읽는 여러분께 공유하고 싶어요.
“창의적 자세의 전제 조건은 무엇일까? 첫 번째 조건은 감탄하는 능력이다. 아이들에겐 이런 능력이 있다. 아이들은 새로운 세상에서 갈 길을 찾고 항상 새로운 사물을 붙잡아 알아가려는 노력을 다한다. 또 아이들은 당황하고 놀라며 감탄할 수 있고, 바로 이를 통해 창조적으로 응답할 수 있다. 하지만 교육과정을 거치고 나면 대부분은 감탄하는 능력을 잃는다. 이제 자신은 사실상 모르는 것이 없으며, 감탄은 배우지 못한 증거라 생각한다. 세상은 더 이상 기적으로 가득하지 않고 사람들은 세상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인다. 하지만 감탄하는 능력이야말고 예술과 학문에서 독창적 결과가 나올 수 있게 하는 조건이다. 푸엥카레는 ”과학의 천재성이란 놀라는 능력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