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은 어떤 타겟을 대상으로 광고를 해보셨나요? 지금까지 한 광고 중에 가장 특수한 타겟은 무엇이었나요? 전 지금까지 2039 여성 타겟의 광고를 가장 많이 경험한 것 같습니다. 아니면 MZ세대 무드의 어떤 것을 항상 만들어 온 것 같아요. 이건 아마 저 뿐만은 아닐 것이라고 생각되는데요. 광고 끝에는 항상 젊고 트렌디해 보이는 여성이 제품을 사용하는 엔딩 장면으로 끝나는 장면이 늘 있어야만 했죠. 그래서 이번 뉴스레터에는 가정의 달을 맞아 다양한 타겟이 나오는 광고를 모아봤어요. 영타겟이 아니라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이 나오는 광고예요.
Becks벡스맥주 - Becks Same New Flavor
맥주야 말로 영타겟의 전유물인 광고죠. 맥주 브랜드는 누가 더 젊고 힙한 모델이나 시츄에이션, 아이템을 쓰느라 경쟁하는 브랜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벡스 맥주는 거꾸로 70대 이상을 위한 맥주를 출시했습니다. 이 맥주는 특히 70대 이상이 마셔야 더 맛있다고 하는데요. 맥주의 맛을 더 씁쓸하게 만듦으로서, 미뢰가 노화된 70대 이상에게 가장 맛있을 수 있도록 만들었다고 해요. 게다가 따로 이커머스 플랫폼을 도입해 70세 이상의 아이디 카드를 제시해야 매장에서 제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했어요. 이 캠페인은 노년에도 삶이 흥미진진할 수 있다는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다고 해요.
Huggies하기스 - The Huggies Baby Butts Song - For All Baby Butts
새로 출시된 하기스 기저귀는 모든 아기의 엉덩이에 잘 맞도록 곡선 디자인을 도입했습니다. 모든 아이가 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이라는 뜻이죠. 하지만, “모든 상황, 모든 사람을 위한 제품”이라는 방향성은 자칫 잘못하면 크리에이티브의 날이 무뎌지기 때문에, 제작이 피하고 싶은 기획 방향성 중 하나인데요^^;; 이런 어려운 과제를 하기스는 유쾌한 송 아이디어로 해결합니다. 중독적인 엉덩이송을 만들어 아기들의 다양한 엉덩이를 보여주는 거죠. 노래 뿐만 아니라 영상도 참 감각적이에요. 아기의 엉덩이만을 위해 카메라가 다양하게 움직이기 때문에 단순한 옴니버스 광고로 느껴지지 않는다는 점도 이 광고의 강력한 매력 같습니다.
サントリーオールド 산토리 올드 - 家族の絆 가족의 유대
마지막으로 소개해드릴 광고는 산토리 올드 위스키 광고입니다. 모델로 영화 곡성에도 출연했던 쿠니무라 준 배우가 출연합니다. 링크를 클릭하시면 광고 세 편이 연달아 붙어있는데요, 이 시리즈 광고의 큰 맥은 바로 딸과 아버지입니다. 첫번째 편은 출장을 왔다고 말하며 딸에게 찾아온 아버지와, 그런 아버지 앞에서 잘 살고 있으니 걱정 말라고 하는 딸의 이야기입니다. “아버지께 괜찮다고 거짓말을 했습니다. 하지만 아버지도 (출장을 왔다고) 거짓말을 했습니다. 사실은 출장같은 건 없었으면서.” 두 번째 편은 딸이 아버지의 생일 선물을 고민하는 내용입니다. 전화해서 가지고 싶은 게 무엇이냐고 물으며 아버지를 다그치는 딸에게, 아버지는 “옛날엔 귀여웠는데..”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아버지에게 딸이 산토리 올드 위스키를 들고 찾아가는 내용입니다. 마지막 편은 딸이 자신의 남자친구이자 미래의 남편을 소개해주는 편이죠. 남자친구는 여자친구가 외동딸이라서 이 결혼 허락이 쉽지 않을 거라고 단정짓습니다. 특히 굳어지는 아버지의 표정을 보고 더 그렇게 획신하죠. 하지만 광고는 “오늘은 싫은 녀석이랑 한 잔 해야겠다”라는 아버지의 한 마디로 끝이 납니다. 화질도 좋지 않은 이 광고가 전 왜 이렇게 좋은지 모르겠어요. 딸과 아버지의 관계에서부터 오는 인사이트가 엄청 날카롭고 섬세하기 때문에 더 그런 것 같습니다. 이 시리즈의 키 카피는 <인생, 맛있어졌다>로 전부 마무리 되네요. 깊어가는 딸과 아버지의 관계를 표현한 것 같습니다.
레터 주제랑 상관 없는 광고 - Not Mars 화성은 됐고
원래 마지막은 광고랑 상관 없는 이야기를 하며 끝냈지만, 길거리에서 본 이 광고를 꼭 소개하고 싶었습니다. 이 광고 길거리에서 보셨어요? 저는 처음 이 광고를 보고 마음속으로 박수를 쳤답니다. 최근 기후위기 관련한 캠페인을 하나 진행 중이라 많이 애를 먹었거든요. 기후위기 광고는 취지와 주제의 트렌디함은 좋지만 생각보다 예전부터 오래도록 지속된 주제들이라 뭘 해도 이미 누가 했고, 뭘 해도 당연한 소리처럼 들리기 때문에 아이디어 내면서 마음 고생을 참 많이 했는데, 이 광고를 보니 정답이 가까이 있었는데 또 나만 몰랐구나, 싶었어요. 파타고니아의 이 광고는 지금 우리가 열광하는 혁신이 과연 우리가 정말 필요하고 급한 것일까? 에 대한 물음을 한 마디로 표현하죠. 당신들이 화성에 가든 말든 우리는 우리 일을 한다. 라고요. 저는 최근 보았던 여러 기후위기 관련 캠페인에서 가장 좋았습니다. 쿨하면서 용감하고, 심플하며 임팩트 있었어요.